저에게 자전거는 삶의 대부분이었습니다. - 와츠사이클링, 광복72주년 기념 사르토 프레임 디자인 공모전 당선자 인터뷰
<출처: BIKE WHAT 자전거 전문 매거진 바이크왓>
와츠사이클링이 광복절 72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사르토 프레임 디자인 공모전의 당선작을 공개했다. 당선작 주인공은 로드바이크 매니아 강주장 씨다.
공모전 최우수작 주인공 강주장 씨
특별히 도색된 세타 프레임은 이탈리아 사르토 본사에서 2개월 동안 수작업으로 제작됐으며, 와츠사이클링과 강주장 씨의 꾸준한 피드백을 통해 최종 완성됐다. 사르토 본사는 이번 광복절 모델의 완성을 위해휴가를 연기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강주장 씨의 디자인 출품작. 광복 72주년 한자는 앞 변속기에 가려져 보기 힘들다는 본사의 판단으로 제외됐다.
프레임은 사르토 본사와 와츠사이클링, 강주장 씨의 피드백으로 수정과 보완을 거쳤으며,
사르토 본사는 광복절 프레임 제작을 위해 휴가도 연기했다고. 사진은 사르토 본사에서 보내온 최종 수정본.
사르토 프레임 공모전에는 총 15명이 출품했으며, 1차 심사를 통해 10명의 디자인이 최종 후보로 남았다. 최우수작은 국내 자전거 전문 매거진 편집장 심사(80%)와 페이스북 좋아요(20%)수를 합쳐 선정됐으며, 이중 강주장 씨 작품은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와츠사이클링 마케팅팀 이경빈 주임은 "이번 사르토 광복절 기념 공모전은 회사 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내년에도 광복절 이벤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와츠사이클링 이경빈 주임은 “지난 해 회사에서 디자인 한 파소니 광복절 에디션 반응이 좋았었다. 하지만 고객과 동호인들에게는 단순한 홍보용 제품 정도로 인식돼 깊은 공감대를 얻지는 못했다. 동호인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고민했고, 그 결과디자인 공모전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르토라는 브랜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 이벤트를 통해 사르토와 커스텀 바이크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또한광복절, 대한민국, 태극기를 재해석한 디자인은 와츠 사이클링에도 큰 도움이 됐고, 내년에도 광복절 이벤트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니 기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르토 광복 72주년 디자인 공모전 당선작은 8월 15일부터 26일까지 와츠사이클링 한남점에서, 8월 27일부터 9월 9일까지는 와츠 하남 스테이션에 전시된다. 사르토 세타 프레임 셋 가격은 650만원이다.
사르토는?
사르토는 1950년 안토니오 사르토(Antonio Sarto)가 이탈리아 베니스 피아니가에서 설립한 자전거 브랜드다. 사르토란 브랜드명은 안토니오 사르토 이름을 따왔지만, 이탈리아어로 '재단사'라는 뜻도 가지고있다.
사르토는 다른 회사 제품을 생산하고 조립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는데, 실례로 1996년 투르 드 프랑스에출전한 이탈리아 브랜드 자전거 중 2/3가 사르토에서 만들어진 OEM 프레임이라고. 라이더라면 누구나쉽게 알 수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 프레임을 현재까지 생산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 자사 브랜드 제품을출시하고 있다. 사르토가 한 해 생산하는 프레임은 약 2500대로 이 중 사르토 로고가 새겨진 프레임 비율이 낮은 편인데, 대부분이 사용자 주문 방식이기 때문이다. 프레임 주문 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200개가 넘는다. 다양한 옵션을 통한 맞춤형 프레임을 '메이드 인 이탈리아'로 완성하고 있다.
강주장 씨는 사이클리스트 사이에서 노랑머리 닥(DAK)으로 통한다. DAK는 강주장 씨의 온라인 닉네임으로 Design and Kreative를 의미한다. 수줍게 인사하는 그에게서 프레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다.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섬유회사 디자인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43세 자전거 동호인입니다. 자전거는 어릴 적부터 탔지만, 커뮤니티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한지는 10년 정도 됐습니다. 2007년 즈음 MTB로 시작했고 미니벨로를 거쳐로드바이크를 타고 있죠. 보유하고 있는 자전거는 싱글기어 1대와 AX라이트니스, 자이언트 로드바이크각 1대가 있습니다. 사르토 세타의 전시가 끝나면 1대 더 늘어나겠네요.
당선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솔직히 '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경쟁자 중 자전거 라이더가 아닌 분도 있어서, 이왕이면라이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이었죠. 희망이 현실이 되니 얼떨떨하네요. 자랑은 아니지만 완성된 자전거를 처음 보는 순간 “정말 예쁘다”라고 감탄했어요. 실물이 훨씬 예쁘게 잘 나왔네요.
공모전에 부끄러워서 참가하지 못했다는 강주장 씨는 “사르토니까”라는 말로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얼떨떨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자전거 저지 디자이너로도 유명한데요.
직업이 섬유회사 디자인 팀장이라 종종 의류디자이너로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요. 의류 쪽과 무관한 순수한 라이더로 저지 디자이너란 말은 과찬입니다. 하하. 단지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구요, 지금은 디자인을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지 디자인은 2012년 직접 디자인한 저지를 입고 싶어 제작했고, 주변 반응이 좋아지인들과 친한 동호인 팀 저지를 디자인했습니다. 그 뒤로 지방의 소규모 클럽부터 인천체고, 가평군청 등사이클 팀에서도 의뢰가 들어왔고, MCT 팀인 스틸스미스, 브레이브 사이클링 저지도 디자인 했어요. 디자인 댓가는 비용 대신 완성된 저지로 받습니다. 제가 디자인한 저지라서 소장하고 싶거든요. 그렇게 모은저지가 현재 150벌 정도 되고, 제가 디자인한 저지는 5~60 벌 정도 됩니다.
사르토 공모전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와츠사이클링에서 사르토를 수입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경량 매니아 카페에 종종 소개가 됐었는데, 경량과 커스텀 프레임에 관심이 많아 눈여겨보던 제품이었죠. 하지만 당시 정식 수입사가 없어 프레임을구할 수 없었습니다. 부품들은 해외 구매를 해도 부담없지만 프레임은 가격이 높아 엄두를 낼 수 없었죠. 사르토가 와츠사이클링을 통해 정식 수입이 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미 다른 프레임을 구입한 상태였기에, 아쉽지만 마음을 접어야했습니다.
그러던 중 공모전 소식을 듣게 됐고, 참가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대학생이라면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도전해보겠는데, 나이도 많고, 시간도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사르토이니까' 후회하지 말고 시간투자를 해보자라는 생각이 앞섰고, 일주일 동안 디자인에 매달려 최종본을 제출했습니다.
중요하게 여긴 디자인 요소가 있다면요?
디자인을 하면서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타고 싶은 디자인과 소장용 디자인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된 거죠. 유니크하고 심미성을 살리고 디테일마다 의미를 부여해야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것 같았죠. 하지만 그 디자인은 소장용이 될 것입니다. 전 제가 디자인한 자전거를 직접 타고 싶었거든요. 결국 심플하고 질리지 않는 디자인의 절충안을 찾았고. 지금 눈앞에 있는 제품이 그 결과입니다.
시트튜브와 시트스테이의 건곤감리 문양. 강주장 씨는 예전 태극기를 소재로 저지 디자인 했던 경험이 녹아들었다고 말하며, 시트스테이와 BB셸의 건곤감리 패턴은 컬러와 컬러 연결을 위한 그라데이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시트튜브의 건곤감리 디자인이 눈에 띄는데요.
주제가 광복인 만큼 태극기를 디자인 중점으로 잡았습니다. 태극기는 제품 디자인으로 적용하기 어려운소재입니다. 동양적인 느낌도 많고 복잡하거든요. 반면 유럽의 3색 국기들은 적당히 컬러에 맞는 부품을섞어 넣어 표현할 수 있어요.
작년 아는 동생이 유럽 10개국 여행을 떠나면서, 한국을 알릴 수 있도록 태극기를 넣은 저지를 디자인해달라고 했습니다. 단순히 태극기를 넣는 건 너무 식상했기 때문에 태극기를 다르게 해석하고 싶었고, 결국팔에 건곤감리를 디자인해 새겼습니다. 그 때 디자인했던 요소가 이번 공모전에 약간 녹아있습니다.
시트튜브에 디자인된 건곤감리는 무광 대신 유광으로 포인트를 줬고, 시트스테이와 BB셸의 건곤감리는심미성으로 컬러와 컬러를 연결하는 그라데이션 역할을 위해 패턴으로 디자인했습니다.
포크 안쪽으로는 독립선언문을 새겨 광복의 의미를 담았다.
자전거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자전거는 삶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생활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정말 높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는순수하게 자전거를 즐겨보려 합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많은 대회에 나갔고, 훈련도 많이 했습니다. 투어도 많이 다녔는데, 역시나 여유롭게 즐기려면 실력이 좋아야 합니다. 실력이 나쁘다면 자전거를 타는데만바쁘기 때문에 주변 경치를 볼 여유가 없죠. 결국 실력을 위해 또 훈련이 필요합니다.
어느 날 문득 삶을 돌아보게 됐는데, 훈련으로 시작해 훈련으로 끝나는 자전거 쳇바퀴와 직장이 전부더군요. 다른 취미도 없는 삶이 조금은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올해부터 시합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르토 세타는 저와 운명이었나 봅니다. 광복 의미를 담은 세타가 자전거 삶을 새롭게 쓰려는 제게 왔으니말이죠. 경쟁보다는 자전거를 즐기는 순수한 동호인으로 지내는 삶. 세타와 함께 시작할 수 있어 기쁩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요.
편안하게 달리는 일명 마실 라이딩을 주로 할 예정입니다. 남들처럼 맛집 투어로 살도 찌우려고요. 대회는출전보다는 응원을 할 생각입니다. 동호인 대회보다는 실업팀, 고등부 대회를 중점으로 둘 것이며, 선수들 이름을 모두 외워 응원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세계 사이클 선수들 이름은 줄줄 외우면서, 국내 선수 이름을 모른다는 것이 창피했거든요. 앞으로 시간이 닿는 한 꾸준히 응원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