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코리아 채리티 라이드 부산→서울 530km' - 정민혁 님 (팀 제임스)
- 2017년 11월 4~5일간 부산-서울에서 펼쳐진 530km 자전거 자선 라이딩 체험후기 공모전 입상작
2017. 11. 4~5
와츠사이클링 한남점 매장을 오가며 2017 KOREA CHARITY RIDE 포스터를 보았지만 인연이 없을 라이딩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행사 일주일을 앞두고 우리는 맥주잔을 기울이며 1박 2일 라이딩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미팅을 가졌습니다.
2017 코리아 채리티 라이드 부산→서울 530km 팀 제임스 A, B
정말 급작스럽게 추진되어 출전 멤버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그것도 두 팀을 만든다는 게 어려울 것 같았으나 생각보다 멤버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8명 A, B팀과 서포트 차량을 담당할 인원까지 구성원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서울→부산, 부산→서울 라이딩은 우리가 다녔던 수많은 코스 중에서 계획만 있었지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숙제와도 같은 코스였습니다.
거리에 대한 부담감과 다른 투어와 달리 시간적인 부분에서도 쉽게 움직이기 힘든 코스라 미루고 미뤘던 것 같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이번 2017 코리아 채리티 라이드를 통해 라이딩과 기부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우리의 작은 도전이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로 전달되었으며 좋겠다는 취지로 기쁜 마음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행사가 아니면 우리가 어떻게 8명이라는 적지 않은 인원이 이번 코스를 달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참가를 독려한 것 같습니다. 아마 우리뿐만 아니라 새벽어둠이 가시지 않은 부산 을숙도에 모인 참가자분들도 대부분 같은 생각이라 생각합니다.
출발 전날 부산으로 내려가면서 서울에 무사히 도착해 서울에 남아 응원하고 있을 팀원, 가족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곧 성취감과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험난한 여정 앞에 8명의 라이더가 출발 채비를 마쳤습니다.
새벽어둠과 찬바람은 몸에 열을 올리지 못한 상태로 진행되다 조금씩 해가 떠오르며 몸에 생기를 불어 넣었습니다.
서포트카는 정확한 장소에서 우리를 반겼으며 초반 펑크도 어렵지 않게 수리할 수 있었습니다.
첫날부터 피곤함을 예상케하는 바람은 그냥 받아들이라는 식으로 기세가 꺾일 줄 몰랐습니다. 새벽어둠과 찬바람은 몸에 열을 올리지 못한 상태로 진행되다 조금씩 해가 떠오르며 몸에 생기를 불어 넣었습니다. 전날 마지막 미팅에서 휴식과 보급을 위한 지점을 체크해 규칙적으로 휴식과 보급을 반복하며 라이딩 페이스를 꾸준하게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서포트카는 정확한 장소에 도착해 우리를 반겼습니다. 물론 예상치 못한 초반 펑크도 어렵지 않게 수리할 수 있었습니다.
팀 제임스 A, B 총 8명의 라이더는 각자의 역할이 분명했으며 팀원들에게 충분한 역량을 미칠 수 있는 매력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팀 제임스 A, B 멤버님들의 안전과 라이딩 페이스 등 전반적인 부분을 컨트롤하는 역할로 매년 7월 말 8월 준숭 사이 청소년 나라사랑 자전거 국토순례 행사 (서울→부산 7박 8일)를 통해 코스 진행 방향은 반대지만 전반적인 코스를 눈에 선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멤버님들의 라이딩 사진과 동영상을 담아 추억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담당했습니다. 이성우님은 그룹의 페이스 리딩과 코스 안내를 담당, 김선우님은 그룹의 페이스 리딩과 그룹 중간과 후미 페이스 컨트롤을 담당, 이 준님 역시 그룹의 페이스 리딩과 휴식과 보급 지점 체크 담당, 박용식님은 코스 안내와 후미에서 페이스를 맞추며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른 대안을 제시해 분위기가 느슨해지지 않도록 해주셨습니다.
김태범님은 중간과 후미에서 페이스를 맞추며 분위기 메이커로 김선우님과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신대성님은 팀 매니저로 보급부터 식사 체크와 코스 방향은 물론 서포트카 컨트롤을 담당하셨습니다. 신민철님은 그룹 중간과 후미에서 페이스를 맞추며 박용식님과 함께 발 빠른 대안을 제시해주셨습니다. 이렇게 개개인의 장점을 살려 멤버님들의 역할이 많이 겹치지 않았기 때문에 조화를 이뤄 각자 최선을 다해 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영아지고개
영아지고개에서 팀 일모 멤버님들과 파이팅!
영아지고개 다운힐
라이딩은 낙동강 자전거길에서 산악 구간을 거쳐 다시 낙동강 자전거길로 100km이상 라이딩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팀원들의 페이스도 안정적으로 잘 유지되었고 아직까지 괜찮아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장거리 라이딩이 많이 없었으며 지난 여름에 독일에서 하루 157km를 달리고 2일 동안 약 287km 라이딩이 하루에 가장 많이 달린 거리였는데 오늘은 270km를 하루에 달려야 한다니 적지 않은 자전거 경력에서 가장 긴 거리를 달리게 되었습니다.
다른 멤버님들도 100km이상 라이딩이 손에 꼽을 정도로 올해 긴 거리를 달린 라이딩이 예년과 비교해 많이 없었습니다. 3~4년을 함께 달린 신대성님의 경우는 채리티 라이드 준비를 위해 100km를 처음으로 혼자 달리고 서울, 경기권을 벗어나 지방 투어를 통해 매력을 알아갈 정도로 팀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다른 멤버님들도 출전을 결정하고 활발하지 못했던 시즌에 자신의 몫을 다하기 위해 각자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여름에 독일에서 하루 157km를 달리고 2일 동안 약 287km라이딩이 하루에 가장 많이 달린 거리였는데
오늘은 270km를 하루에 달려야 한다니 적지 않은 자전거 경력에서 가장 긴 거리를 달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헌신적으로 달리는 동안 와츠사이클링에서 준비한 보급 지점인 창녕보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반갑게 맞아주신 운영진분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으며 충전을 하고 라이딩을 이어갔습니다. 근처에서 점심을 빨리 해결할 목적으로 중국집을 찾았는데 음식이 1시간가량 말도 안되게 늦게 나오면서 약간에 차질이 발생되었지만 잠시 꿀잠을 놓치지 않았던 시간이 되었습니다.
식후 대구 달성에서 숙소가 위치한 낙단보까지 라이딩은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한계를 시험하는 라이딩이 되었습니다. 해는 점점 기울어 추위를 몰고 왔으며 서울의 한강 자전거도로 환경과 달리 낙동강 자전거도로는 암흑 그 자체였습니다.
식후 대구 달성에서 숙소가 위치한 낙단보까지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한계를 시험하는 라이딩이 되었습니다.
힘든 순간에도 우리는 추억을 소홀히 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해가 떨어진 낙동강 자전거도로는 암흑 그 자체였습니다.
사람은 다른 동물에 비해 적응이 빠르다고 하는데 틀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추위와 어둠에 적응하며 우리는 페달링을 이어갔습니다. 평소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용해 즐기는 라이딩을 선호하지 않지만 가을밤 달빛을 벗 삼아 달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물건이라 절로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는 감성 라이딩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냥 달빛과 어둠과 페달링에 호흡하는 숨소리 자체로 지금 엄청나게 힘든 순간을 위로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낙단보를 지나 숙소에 도착해 첫날 우리가 이룬 감격의 순간을 팀원들과 이미 도착한 참가자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늦은 저녁을 즐기고 우리는 알아서 내일을 위해 하나둘 쓰러져 잠들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해 첫날 우리가 이룬 감격의 순간을 팀원들과 이미 도착한 참가자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늦은 저녁을 즐기고 우리는 알아서 내일을 위해 하나둘 쓰러져 잠들었습니다.
2017 코리아 채리티 라이드 부산→서울 530km 팀 제임스 A, B
서울로 가는 아침, 긴장감에 본능적으로 눈이 떠져 라이딩을 준비했습니다. 생각만큼 근육통이 심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추위는 역시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준비가 늦었던 만큼 우리는 숙소에서 제일 마지막에 출발 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와 달리 출발에 있어 조급함보다는 출발을 어떻게든 했다는 게 다행스럽게 생각될 정도로 욕심이 사라진 느낌 같았습니다.
오늘은 250km 라이딩이 진행되며 12시 안에 도착하는 것으로 팀원들과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생각만큼 근육통이 심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추위는 역시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250km 라이딩이 진행되었습니다. 12시 안에 도착하는 것으로 팀원들과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청소년 나라사랑 자전거 국토순례 행사를 통해 일반 학생들과 서울→부산 코스를 7박 8일 동안 달립니다. 7월 말 8월 중순 사이라 날씨가 최고로 더울 때 진행되어 지금과는 180도 다르지만 뜨거운 열기에 황량하기 그지없는 자전거도로가 이렇게 볼거리가 많았나 생각될 정도로 늦가을 단풍과 조화되어 아기자기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또한 코스를 반대로 거슬러 올라오니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늦가을 단풍과 조화되어 아기자기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또한 코스를 반대로 거슬러 올라오니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코스를 전체적으로 잘 파악하고 있어 팀원들에게 주의사항이나 지형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되면서 코스를 잘 찾아 주행했으나 언덕을 넘으며 뒤처진 태범님을 기다리는 동안 태범님이 순간 실수로 길을 잘못 들어 우리와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태범님은 우리를 놓친 것에 마음이 바빠진 나머지 붙여야겠다는 생각으로 페달링을 빠르게 이어갔고 기다리고 있는 우리보다 앞서서 빠르게 사라져가는 태범님을 생생하게 바라보는 웃픈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친구인 선우님은 그런 태범님을 보며 친구를 잘 챙기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책과 함께 설마 우리가 태범님을 버리고 갔다고 생각할 수 있냐며 분노의 페달링으로 그룹을 이끌며 빠르게 쫓았습니다. 결국 핸드폰이 없었던 태범님이 핸드폰을 빌려 선우님에게 연락을 취하며 극적으로 위치를 확인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연인도 아닌 친구의 번호를 외우고 있다는 것과 두 분이 보여준 웃픈 우정에 반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장거리를 달리다 보니 팀별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재 자전거길 코스는 우리에게 고난의 맞바람과 멋진 자연 풍경을 선물했습니다.
팀 제임스 A, B 모두가 함께 올랐던 백두대간 이화령 정상
우리는 이화령을 넘어 수안보에서 점심을 먹으며 슬슬 야간 라이딩 준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해가 기울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 많은 거리를 달려내야만 했습니다. 철수가 임박했던 와츠사이클링 운영 보급 지점에 도착해 마지막 보급을 털어내며 멤버님들과 완주를 향한 파이팅을 다졌습니다. 시간이 지체됨에 따라 운영진분들께 미안함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우리도 완주를 위해 최선의 노력과 시간을 아끼고 아끼며 달리고 있었습니다.
웃픈 우정의 주인공 김태범, 김선우님 두분의 우정이 부럽습니다.
아름다웠던 새재 자전거길
완주를 위해 최선의 노력과 시간을 아끼고 아끼며 달리고 있었습니다.
어둠이 시작되면서 라이트를 비추며 라이딩을 이어갔습니다. 어제와 비교하면 오늘은 마치 평소 달리는 한강에서 라이딩을 즐기는 것처럼 가로등에 도움을 받아 수월하게 야간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의 야경도 한강 다리만큼 멋지게 보였습니다.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의 야경도 한강 다리만큼 멋지게 보였습니다.
우리의 행렬이 양평에 들어섰을 때 조금씩 완주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신역에서 서포트카 마지막 보급을 끝으로 서포트카를 먼저 와츠 하남점으로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서포트카 운전을 담당했던 대학생 박동재 군을 조금이라도 빨리 귀가 시킬 목적으로 보낸 것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함께 고생한 멤버와 완주의 순간을 나누지 못한 부분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서포트카 운전을 담당했던 대학생 박동재 군 그리고 팀 일모 멤버님들과 함께
잠시 박동재 군을 소개하자면 원래 서포트카를 담당하기로 했던 김승국 강사가 일정에 변동이 생겨 급하게 사람을 찾다가 소개로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거리도 길고 장시간 운전이라 사이클링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 즉 사이클링을 즐기고 있는 사람을 원했지만 우리에게 선택에 여지가 없었씁니다. 그렇게 박동재 군에게 부탁해 우리를 맡겼습니다. 그런데 경험이 없는 친구가 경험이 많은 사람과 비슷할 정도로 센스를 발휘해 서포트카 운영을 너무 잘 해줬습니다.
만나기로 합의한 보급 지점에 우리가 찾기 쉽도록 주차를 마치고 자전거도로에 들어와 우리에게 차량 위치를 안내하는 것부터 야간에는 따듯한 음료와 어묵을 준비하고, 도로에서 우리보다 앞서 달리며 바람을 막아주면서 속도를 줄이거나 높이지 않고 일정하게 달리는 것과 중앙선을 침범해 위협이 될 것 같은 차량은 나오지 못하게 차량으로 눌러주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과 호흡을 보여줘 팀원 모두가 만족스러워했으며 라이딩에 집중 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인연은 모르지만 박동재 군이 나중에 사이클링을 취미로 즐기기 시작한다면 이번 행사가 좋은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합니다.
2017 코리아 채리티 라이드 부산→서울 530km 행사는 적지 않은 자전거 경력에 역대급 라이딩을 만들어줬습니다.
양수역과 운길산역을 차례로 지나며 내가 지금 이 시간에 이곳을 달리게 될 줄이야를 반복하며 놀라움과 감탄 속에 새로운 경험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와츠사이클링에서 기획한 행사에 참여하며 지난 2015년에 진행된 제1회 12시간 인듀어런스 챌린지가 역대급이라 생각했는데 적지 않은 자전거 경력에 또 한 번의 역대급 라이딩을 만들어줬습니다.
자전거도로를 벗어나 와츠사이클링 하남점으로!
팔당대교를 건너 스타필드가 보이기 시작하자 여정이 끝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팔당대교를 건너 스타필드가 보이기 시작하자 여정이 끝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불가능이라 생각했던 도전을 성공적으로 해내면서 벅찬 감동의 기쁨을 함께 달리며 고생한 멤버님들과 멀리서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 가족, 멤버님들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정말 너무 멋지게 달려주셨습니다!
불가능이라 생각했던 도전을 멤버님들과 성공적으로 완주했습니다.
오늘의 성공적인 라이딩은 우리의 자부심과 자랑거리로 남아 헌신적으로 달렸던 시간을 추억하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도전을 통한 성공이란 작은 메세지가 우리가 기부금을 전달하고자 하는 곳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도 행사가 진행된다면 참가를 장담할 수 없으나 올해보다 더 많은 사이클리스트들이 대단하고 멋진 행사에 동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달리며 모든 것이 있었던 순간을 경험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인생 추억 행사를 기획해주신 와츠사이클링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박 2일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